네팔에서의 첫날 아침버스를 타고 '포카라' 라는 관광지로 왔다 8시간 중 3시간 정도는 같이 떠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가다가 다들 잠이 들 즈음엔 운전사 바로 뒷자리로 옮겨 차창너머 삶을 구경하였다. 버스가 천천히 가다 멈추면 나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눈에 띄는 장면을 손이 가는대로 카메라에 담았다 길가 수돗가에서 거품을 내며 긴 생머리를 감고 있는 사람이 젊은 여성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남동생처럼 보이는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 유쾌하지 않은 표정을 짓는 걸 느끼고서야 나는 남의 목욕하는 걸 물끄러미 바라본 것임을 알게 되었다. 순간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창밖을 바라보는 내 모습이 줌 아웃되어 보이면서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카메라로 촬영이라도 하고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