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워커' 이슈와 현장 현장기관탐방
글·사진 복지영상 이성종 대표
제목 : 공감이 가득한 세상을 꿈꿉니다 – 복지영상 이성종
# 대표님에 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경력, 전문분야 등)
저는 카메라를 든 사회복지사입니다. 기자는 아니고, 다큐멘터리 감독이라고 보면 됩니다. VJ특공대나 다큐3일을 촬영하는 VJ(Video Journalist)랑 비슷한데, 주로 다루는 주제가 '사회복지' 인 독립영상 제작자입니다. 영상 프로덕션 사업자로 볼 수도 있지만, 돈이 되지 않는 일만 골라서 하는 지라...
카메라를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이나 일, 의미가 있는 주제등,... 하고 싶은 작업만 하는 작가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러면, 무슨 작품을 만들었나요? 대부분 궁금해 하는데, 저는 대규모 상영을 위한 작품 보다는 소규모, 당사자를 위한 상영을 많이 하다 보니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는 작품이 대부분이고, 혹시 내가 만든 영상이 너무 알려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소심한 영상 제작자입니다.
본심은 내성적인 사람인데, 중고등 시절에 친교부장을 하고,대학시절엔 레크레이션 강사로 역할을 맡다보니 많은 사람들 앞에 설 땐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가, 이내 혼자만의 시간을 편안해 합니다.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과정에선 졸업 때 까진 청소년분야 활동에 열심이다가 사회복지정보원의 한덕연 선생님을 만나면서 '사회복지 정보화' 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직원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회복지사에게 이메일 사용법을 알려주던 2000년도에 한국사회복지사협회 welfare.net 의 웹마스터로 전국의 정보를 모아서 다시 외부에 알려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항상 사회복지현장의 생생한 소식에 목이 말랐고, 그 일을 하는 VJ 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습니다.
# 영상감독으로 일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시다면요?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홍보팀장으로 있을 때 KBS 3라디오 '우리는 한 가족' 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매주 월요일 소식을 전하는 리포터 역할을 했습니다.
전국의 소식이 모이는 협회다 보니 쉬운 일인 것 같지만, 제목과 몇 가지 개요로 적힌 정보에서 기사를 얻긴 어려웠습니다. 예를 들어 '자전거 타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글 안에서 30분은 통화를 해야 '시각장애인이 2인용 자전거를 타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왜? 사회복지현장의 글은 이리 무뚝뚝하고, 정보를 제한되게 주는 걸까? 직접 가서 보면 '방송꺼리' 일 것 같은 현장이 너무나 궁금했고 전 '오마이뉴스' 기자교육을 받아가면서 그 현장에 갈 준비를 했습니다.
노트북과 캠코더를 가지고 현장에 가서 취재를 하고, 인터넷 서버를 관리를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는데, 아쉽게도 전 여의도에 있는 협회에서 전화로만 일해야 했습니다.
2001년에 협회를 그만두고 SBS 방송아카데미에서 본격적으로 카메라를 배운 뒤에는 국민방송의 welfare.tv라는 곳에서 (현재 복지TV가 아닌 인터넷 방송국임) 일하다가 2002년 부터 복지영상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다니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어떤 활동들을 해오셨는지요?(협회 관련 활동 포함)
처음 복지영상으로 한 일은 '홍보비디오'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아이들과미래, 태화샘솟는집, 홀트일산 복지타운의 영상을 제작하였고,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상에서의 기록, 기록을 공유하는 경험이 가치 있다는 것을 깨달아 점차 '다큐멘터리'로서의 기록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2004년 부터는 프로포절 형태의 기록물을 만들기 시작했고, 기획부터 실행, 평가까지를 영상으로 제작해서 보고서와 함께 제출하는 것이 '복지영상'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메라를 어려워 하는 사람과 기관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보이는지 상영을 통해서 신뢰를 주는 것까지 포함된 촬영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관계를 담는 카메라' 라고 이름 붙이고 그 과정의 노하우를 사회복지 보수교육에서 실무자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 특히 기억에 남는 활동은 어떤 게 있으신가요?
정신장애인, 소아암 어린이 환자와 가족, 가정폭력을 겪은 이주여성, 노숙인분들 같이 카메라를 거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의 사람들을 만나서 촬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입니다.아무리 친하게 인사를 잘 해도 가까이 가면 흩어지던 정신장애인 회원들이 나중에 자기 집에 초대해서 같이 밥을 먹고 소박한 꿈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볼 때,
10년동안 촬영 할 엄두를 못냈 던 소아암 환자 가족을 위한 캠프에서 영상을 상영한 뒤에 '다음 번 캠프에 또 와줄 수 있냐?'는 가족의 부탁을 받을 때 그럴 때는 다큐멘터리 작품이 될 수 있게 오래 인연을 이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 기관이나, 프로그램을 몇 해에 걸쳐서 기록하는 경우는 성장이나 변화를 목격하게 되기에 더욱 의미 있습니다.
일산의 홀트장애인합창단의 경우는 10년 가까이 촬영해서 매년 영상을 상영했는데, 초등학생이 어느 새 20대 청년이 되어서도 노래하는 장면을 한 곡의 노래로 표현해서 성장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그 청년이 부모님을 찾았고 만나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부모님과 같이 볼 성장 영상을 보낼 수 있어 무척 기뻤습니다.
2004년도에 이대성산종합복지관에서 '살기좋은 성산마을 만들기' 영상을 만들 때 참여자였던 분을 10년 만에 다시 만나 촬영한 것도 인상이 깊었습니다. 모금회 지원을 받을 때야 사회복지사가 마을 신문 만들자~ 마을 청소를 하자~ 캠페인을 하자~ 제안을 했겠지만, 지원이 끝난 뒤 10년이 지났는대도 여전히 일요일마다 새벽 청소를 하고 있고, 자조모임을 하는 지역주민을 만나니 무척 기뻤습니다.
사회복지의 '임파워먼트' 라는 어려운 용어가 마을 활동가로 성장한 주민의 모습으로 설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주부 우울증이 오나 싶을 정도로 육아에 힘들어 하던 동네 엄마들이 모여서 동네 책 선생님이 되는 과정을 보았던 시소와 그네 강북과 인천센터의 모습은 이제는 볼 수 없지만, 훌륭한 지역의 인재가 되어있을 활동가를 훗날에 꼭 만날 것이라 기대하는 게 참 즐겁습니다.
최근엔 서울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를 설명하고 이미지를 찾아서 보여주는 역할을 했는데, 애니메이션으로 볼 때는 '이론적으로나 가능하지 저걸 어떻게 해?' 설명이 와 닿지가 않았다면 잘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직접 보여주어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전면 실시를 앞둔 교육에서 널리 상영되었습니다.
수화통역사처럼 그들만의 전문용어나, 생소한 개념을 쉽게 와 닿는 영상으로 마음에 와 닿게 번역해 주었다는 생각이 들면 무척 기분이 좋고, 가끔씩 이전에 만든 영상을 돌아보며 혼자 키득거리거나, 눈물을 글썽거립니다.
# 앞으로 성취하고 싶은 목표나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으시다면요?
꿈이 뭐냐?는 질문에 한동안 대답을 못한 적이 있습니다.
매일 매일이 흥미롭다 보니 앞으로 무얼 하고 싶은지 생각할 틈이 없었는데요. 사회복지 백과사전 같은 개념의 '사회복지 장면 사전'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전공을 공부하면서 책의 이론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장치들이 별로 없어서 많이 답답했는데, 사회복지현장의 실제 사례들이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과정에서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초상권이나, 인권적인 차원에서 배려를 하면서도 사회복지 전문서비스 과정의 훈련에 꼭 필요한 영상 사전을 정리하면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전문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저같이 일하는 사회복지 영상 전문가가 별로 없지만, 앞으로는 사회복지사의 시선이 담긴 다큐멘터리 작품이 나오고, 그많큼 우리사회가 '사회복지'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나중에 '사회복지 다큐멘터리 영화제'가 생겨나면 좋겠네요.
# 월간 <소셜 워커>를 통해 사회복지사 및 예비사회복지사와 나누고 싶은 말
최근에 한국사회복지사협회 50주년을 표현하는 영상을 제작하느라 협회의 과거 자료를 살펴보았습니다. 플래카드를 놓고 촬영한 수많은 기록들도 중요하지만, 그 시절에 어떤게 사회복지사들이 일하고, 고민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더 많이 아쉬운 작업이었습니다.
지나간 시간은 지나간 대로 잘 찾아서 정리하면 되겠지만, 앞으로의 시간은 사회복지사의 시각과 생각과 고민을 담아내는 기록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면서 내 마음을 울리는 순간을 접했을 때 혼자 가슴에만 품지 말고, 그 감동을, 전율을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잘 담아보세요. 그 기록들이 모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공감 콘텐츠가 됩니다.
우리 사회의 공감지수를 높이는 사회복지사가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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