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편집을 하다 말고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
'엄마 어디셔?'
'밥은 드셨어?'
인천재가노인서비스지원센터의
자조모임 인터뷰 영상을 만들면서
벌써 몇 번째 울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
전화를 하면 꼭 옆에 장모님도 같이 계셔서
한 통화에 두 엄마와 통화하는 효과도 있다.
어제는 전주에 내려간 김에
전주 비빔빵을 잔뜩 사서
두 엄마에게 가져다 드리고는
엄마가 차려주는 저녁 밥을 먹었다.
지난 번에 마음이 바뻐서
'저녁 먹고 갈래?'
밥 차릴려고 하시길래
손사레를 치고 나온 적이 있는데,
인천의 어르신들 자조모임을 촬영하다가
엄마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촬영본 보기 - 촬영 과정에서 어떻게 인터뷰를 하고, 맞장구를 치는 지 알 수 있습니다>
(생일?)
생일이여
내 생일
그냥 맨날 해도 좋지
(맨날 생일?)
이렇게 잘 먹는데
얼마나 이렇게 맛나고 좋아요
우리 선생님들이 최고에요
(그러면 오늘 아침 반찬이 몇 개였다? )
오늘 아침 안 먹었는데,
여기와서 먹으려고
굶고 왔어요
나도 아침 밥 안 먹었어
왜냐하면
나이먹은 사람들은 아침 밥 잘 안 먹어
(어제 우리 엄마가 저녁 먹고가 그러는데,
먹고 올 걸 그랬네. 반찬 몇 개나 놓고 먹는지... )
같이 잡쉈으면 엄마가 한 술 잡쉈지
(아 잘못했네)
어제 감을 깍아 주시길래..
그러게 진작 나를 만났으면 내가 가르쳐 줬지
(배웠지... 아이구 어제 불효를 했구먼 )
왜냐하면 혼자 있으면 먹으려다가도
먹기 싫어서 안 먹어져
(아 그래요, 그러면 지금 8총사가 모이면 잔치날이 된다?)
맛이 좋지
잔치날이고
밥도 꿀맛이고
....
사실 처음 만난 어르신들 모임에서
짧은 인사만 하고서
진정성이 담긴 인터뷰를 이끌어 내기 위해
좀 철없는 아들이 되긴 했다.
'엄마가 저녁 먹고 갈래? 물어 봤는데,
그냥 온 거 잘못한 건가요?' 라고
일부러 할머니들께 여쭤봤더니
할머니들이 난리다.
아들이라도 와서 저녁을 먹으면서
어떤 반찬을 해서 먹는지 관심 가져 보고,
혼자선 안 해먹던 반찬들
차리게 되니 꼭 저녁을 같이 먹어야 된다고
다음엔 꼭 가서 저녁 차려 달라고 하라고..
할머니들이 이구동성
울엄마를 대신해서
아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마음이 어떤지를
잘 이야기해 주신다.
"그럼 제가 잘못했네요~
다음엔 꼭 저녁 같이 먹을께요"
다 만들어진 영상이 상영되던 날
'엄마 저녁 좀 차려주세요~'
엄마 집에 들러
정말 맛있는 된장국과,
냉동실에서 해방된 생선구이와
손수 농사 지은 총각김치가 맛있다.
어제 얼마나 잘 먹었는지
자고 일어나 오전 11시가 지나도록
배가 고프지 않다.
할머니들 사는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다 보면
꼭 전화를 하게 된다.
이 영상을 보고
생각나는 사람들에게 전화 한 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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