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영상/영상제작스토리

제주도

이감동 2011. 1. 3. 12:27
세상에!
비행기가 이륙하는것과,
구름 위를 날았을 법한 풍경과
착륙하는 모습을 하나도 못 봤다.

그냥,

눈만 감았을 뿐인데,
덜컹 추락하는 듯한 충격과 함께
제주도가 이미 끝나고
서울이었다.

사람들은 문이 열리기 전에 벌떡 일어나
얼른 가려고 하는데,

나는 제주도를 다녀온 것이 믿기지 않는듯
잠시 멍하니 서있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분명 3박 4일의 일정이었는데,
하루정도 있었다는 느낌일 뿐.

차근 차근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비행기안의 공간이 마치 타임머신 이라도 된 듯
출발할때의 상황으로 돌아간 듯 하다.

대학시절 자원봉사로, 실습으로 캠프를 다니면서
끝나는 날에는
성취감도 느끼고 개운하고 그랬는데,

이번엔 다르다.

뭐가 다른걸까 ?

유난히 카메라를 거부하는 아이들?
캠프주최자도 아니고, 진행자도 아닌 그런거 ?

아이들과 미래, 품 선생님들은 캠프가 끝난 기쁨을
지금쯤 나누고 있을터인데,
난 새로운 부담으로 지난 시간들을 테잎몇개로 줄여서
이제 새로운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그걸까?

아이들 인터뷰가 영.. 아닌데,
너무 흔들진 않았나 ?
비가 온 모습과 우비를 입고 있는 모습뿐인데 어쩌지?
함께 고생하면서
의미있는 시간으로 만든건 확실한데,
보여지는 것으로는 과연 어떨지..

아이들이 발표 시간에
그렇게 대견스러워 보였던건..
보는 이들이 느낄 수 있을까 ?

참..

어렵다,.

자전거 타는 모습 하나를 담기 위해
몇시간을 비맞으며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냈다 넣었다 반복하고
아이들의 표정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온갖 구박에도 모른척하고 뛰어 다녔는데,

그걸 어떻게 표현하나 ?

흐흐

아이들 서바이벌 게임장 안에서
양쪽 총알을 피해가며
종군기자 흉내를 내며 하나 깨달은건 있다.

총에 맞는걸 촬영하는 순간의 기쁨이라고나 할까 /? ..

암튼
관찰자로서, 제삼자로써
어떤 행사에 참여한다는건
혼란 스러운 일이다.


작성일 : 2003/02/28 0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