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카메라를든사회복지사

청소년캠프와 칼라프린터

이감동 2011. 1. 4. 10:37
카메라를 거부하는 아이들에게
친해지기 위한 방법으로 칼라프린터를 생각했다.

첫날 정도 저녁에
아이들을 틈틈히 찍은 사진을 전시하거나,
보여주면
아이들은 카메라에 대한 태도가 확 달라진다.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환히 웃고 있는 모습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가져오리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이번 캠프에서는
음..

좀 특이한 경우이긴 하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겉으로는 카메라를 거부하고
(캠프 끝나고 기념 촬영하는 자리에서도 거부하는
'독종' 도 있었다..
특히 자전거 타는 모습을 담는데,
한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까지
자전거를 타는 친구들이 꽤 있었다.)

자기들 끼리는 누구 사진좀 뽑아 달라느니.
자기 다음에 예쁘게 찍어 달라느니..
(식당에서 지나는길에 들었는데)
뭐.. 사진을 잘 찍는다느니..

암튼
지도자 선생님 한분의 말처럼
'사진은 죽어도 안 찍히려 하고,
나중에 사진 볼땐 자기 안 나왔다고 서운해 하는'
그런 청소년들이었다.

그래서
이번 캠프에서는
스토커가 되기로 맘 먹고
아이들을
아예 카메라 앞에서
피하는걸 포기하게 만들었다.

그리곤,
로비에 사진을 전시 하는거다. 



클로즈업된 아이들의
다양한 사진

이번엔 시간이 없어서
적절한 제목을 붙이질 못했는데,
제목이나,
재미있는 말을 적는다거나 하면 참 좋을 거다.

몇장씩 아이들이 뜯어 가는 경우도 있지만,
자기 얼굴이 맘에 안든다고 달려와 조르면서도
아이들은 붙여진 사진을 그리 많이 떼어내진 않았다.

나중엔 캠프 끝나고 버스탈때쯤
한두장씩 가져가고,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하고,
...

내참..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선생님 저 어글리 인데요..
(집에 잘 들어가셨어요? 안부전화인줄 알았는데.. )
메일로 사진좀 보내주세요. 이러는 거다.. 옵션까지 붙여서..


'여자애들하고 있는거로 좀 보내주세요.. '

그래..
전화를 준게 어디냐..
엽서 한통 못 받았는데.


작성일 : 2003/02/28 0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