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레 앙상블 - 음악을 본다
<인터뷰>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 아마레 앙상블 -
사당역?
자주 지나치면서도 보육원이 있으리라곤 생각을 못했는데,
(길을 지나치다가 복지기관 표지판을 보면 괜히 반가운거
대학생때 부터의 버릇이다.)
분명 약도엔 사당역이다.
한참을 헤매다가
좁은 찻길 사이로 시장 풍경이 펼쳐지더니
전봇대에 반가운 이름이 있다.
분명 다른 안내표시가 있었을 텐데..
내 눈엔 이런 표시가 더 정겨운가 보다.
꽤 넓은 보육원에서
시끌벅적한 곳이 있기에 보니 벌써 음악회는 시작되었다.
살금 살금 연주가 벌어지고 있는 식당으로 들어가서
서둘러 촬영을 하는데
이상히도 연주자들 보다,
연주를 보는 아이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피아노 치듯 바닥에 손을 얹고 따라하는 녀석
합주를 하듯
여럿의 아이들이 바이올린 흉내를 내느라 정신이 없다.
얼굴에 ‘장난꾸러기’ 라고 써있는 것 같은 남자 아이들도
몸은 딴 짓을 하는데,
입은 아는 곡인지..
중얼중얼 따라하고 있다.
“자 이번엔 특별한 곡이에요.. 잘 보세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연주다.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를
가야금 연주하듯 손가락으로 튕기는 연주. (피치카토)
어쩌다 공짜 티켓이라도 구해서 연주회를 구경가면
내 눈이 줌렌즈라도 되는 양
뚫어지게 쳐다보며 소리의 모습을 찾아봤던 그런 연주..
그런데. 눈앞에서 그 연주가 펼쳐지고 있다.
‘아.. 소리가 눈에 보인다.’
방금 전까지 활긋는 흉내를 내던 여자어린이도
이젠 손가락으로 튕기는 자세로 바뀌었다.
한곡 한곡의 연주가 끝나고
아이들이 좀 산만해 진다 싶을 때가 되니
이젠 동요 시리즈다.
생일 맞은 친구를 찾아
특별히 편곡한 생일 축하곡을 라이브로 들려주다 보니..
어느새 한 시간 가까운 연주가 끝나게 되었다.
아이들은 한 시간동안 마법에 걸렸던걸 아는지 모르는지
일상의 모습으로 돌아와 마구 뛰어 다니고.
몇 명의 아이들은 피아노로 몰려가
자기들이 가장 잘하는 젓가락 행진곡과
최근에 배운 듯한 체르니 연습곡을 이내 뽐낸다.
아마레 앙상블 단원의 모습은
홈페이지에서 보았던
화려한 드레스나, 나비넥타이를 맨 검은 정장이 아니라.
그냥 보통 아저씨 아줌마처럼 옷을 입고 있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이런 악기와
왠지 조화롭지 않은 것 같은 옷차림.
연주회 하면 부담이 갔던 거리감 같은 것이 싹 가시면서
금새 마음이 편해졌다.
◆ 선곡은 어떻게 하시는지요?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의 수준에 맞게끔 한 10곡 정도..
행진곡이라든지 왈츠라든지
클래식에서도 아이들이 들으면 좋아할 만한 것들.
양로원 같은데 가면 뽕짝...
애수의 소야곡 같은거 노인분들은 그런걸 좋아하고,
아이들은 현대음악쪽으로 더 좋아하고 그렇죠 뭐.“
◆ 아이들이 꽤 산만하게 음악을 듣는데
이런 분위기에 익숙하신가보죠?
우리 공연의 특징은 어수선해요.
그건 감수하고 하는 거니까
별로 소란한 것에 대해선 불만 없어요.
아이들이 가면 갈수록 열리는걸 보고,
박수도 치고, 노래도 따라 부르는거 좋지 않아요?
아.. 프로페셔널인가 보다.
사회복지기관을 다니면서 얼마나 노하우가 쌓였으면
저렇게 초연한 마음이 자연스레 표현될까?
아마레 앙상블은 라틴어로
‘사랑하다’란 뜻을 가진 단국대 소속의 현악 4중주다.
중고등학교 음악 시험 때
답안 쓰기 위해서나 외웠던 악기들을 가지고
이분들은 전국의 사회복지기관을
3년이 넘게 연주를 다니면서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만나고 다녔으니.
잘못하면 내 얕은 음악적 지식과
열악한 사회복지 경험이 들통날 것 같다.
괜히 인터뷰가 조심스러워 진다.
◆ 가장 인상깊었던 연주는...?
장봉혜림원은 시설이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마치 무슨 휴양지 같았어요.
서도에 갔을 때 아이들도 바이올린 하고
100년된 교회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음악회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땐 강화에서 배타고 2시간을 갔지 아마.
영등포에 있는 공부방 같은 경우는
우리가 세 번을 갔어요.
갈때마다 뷔폐같은거 같이 가서 아이들 실컷 먹으라고 하면
어떤 애들은 아침부터 굶는 애들도 있더라구요..
악기 갖고 올라가기 힘들 정도의
2층 다락방에서 연주를 했는데,
수녀님들의 봉사하는 모습에서 느끼는 것도 많고,
외국의 수녀님들 신부님들이
남의 나라에 오셔서 애들을 보살펴 주시는 것을 보고
저희가 공부를 많이 하죠.
○○ 근처에 갔던 요양원 같은 데는
수용소 같은 살벌한 분위기에서 연주한 적 있어요.
그런 곳에서 계신 분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죠.
다섯 멤버가 한 두가지식 이야기하는데,
전국을 오락가락,
미국, 일본 다녀오고
올 가을에는 유럽순회 연주를 계획중이라는데 귀가 번쩍 뜨인다.
‘어떻게 제가 좀 따라가서 촬영해 드리면 안될까요(속으로)?’
내심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어보니
해외 입양아를 위한 음악회란다.
‘아! 말이 통하지 않는 해외 입양아에게
음악이라는 언어로 다가가는 방법이 있었구나..
이분들은 음악이라는 도구로
사회복지를 실천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 같다.’
“장애 아이들 보면 음악 듣는 모습이 천사야 천사.. 너무 즐거워하고, 휠체어에 누워서 듣는 모습이...“
무언가에 중독된 듯
음악을 듣는 아이들 모습을 얘기하는데 신이 났다.
아마 연주를 하고 다니게끔 하는 원동력이 여기 있지 않나 싶다.
◆“사회복지기관 섭외는 어떻게 하나요?”
“아직까지는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찾아서 하고,
요 근래에는 표경흠 선생님 소개도 받고,
특별한 날에는 여러 사람들 소개도 받고
좋은데 있으면 소개좀 해주세요.”
◆ “처음시작할땐 어땠나요?
“연주를 처음 갔을때는 우리끼리 다녔어
모이자곤 했는데,
후원도 없고, 1년동안 연습실도 없이 어려움이 많았지.
당황은 무슨? 마음을 먹고 갔으니까 자연스러운게 낫지.
차라리 그럴 것 같으면 음악회를 하지. 헛헛
다니다 보니까 다닐데가 너무너무 많아요.
보통때는 눈에 안 띄었는데
너무너무 많아요. “
대학생 시절
복지순례로 전국의 사회복지기관을 다니는 것이
쉽지 않은거라 몸소 체험을 했는데,
아마레 앙상블은 이주일에 한번 꼴로
전국의 사회복지기관을 순회하고 다닌다.
각 멤버가 모두 대학에 소속되어 강의를 하면서도
어떻게 시간을 내서 다니는지..
서로의 스케줄을 조정하면서
연습과 사회복지기관 공연 만큼은 꼭 우선순위에 놓는모습에
괜스레 내 모습이 부끄럽다.
“애들이 꿈을 가지고 자극을 받아서
딴 생각을 하다가도 음악 생각하면
이쪽으로도 한번 생각을 해야겠다 그런 마음을
한명이라도 가지게 되면 우리가 얼마나 큰 수확이겠어요”
“개인적으로 좋은 일을 한다고 다니니까 보람도 있고요,
숨어서 좋은 일을 하시는 분을 보면 흐믓하고 부끄럽고 많이 배워요.”
“아이들이 눈 앞에서 연주한다는거 보고 듣고 하는 것을 좋아하더라구요“
사랑에 중독된 사람들!
아마레 앙상블이 음악을 보여주러
여러분의 기관을 찾아갑니다.
http://www.amare.org/
취재․기사 : 이성종 feelca@hanmail.net (사회복지VJ)
<인터뷰>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 아마레 앙상블 -
사당역?
자주 지나치면서도 보육원이 있으리라곤 생각을 못했는데,
(길을 지나치다가 복지기관 표지판을 보면 괜히 반가운거
대학생때 부터의 버릇이다.)
분명 약도엔 사당역이다.
한참을 헤매다가
좁은 찻길 사이로 시장 풍경이 펼쳐지더니
전봇대에 반가운 이름이 있다.
분명 다른 안내표시가 있었을 텐데..
내 눈엔 이런 표시가 더 정겨운가 보다.
꽤 넓은 보육원에서
시끌벅적한 곳이 있기에 보니 벌써 음악회는 시작되었다.
살금 살금 연주가 벌어지고 있는 식당으로 들어가서
서둘러 촬영을 하는데
이상히도 연주자들 보다,
연주를 보는 아이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피아노 치듯 바닥에 손을 얹고 따라하는 녀석
합주를 하듯
여럿의 아이들이 바이올린 흉내를 내느라 정신이 없다.
얼굴에 ‘장난꾸러기’ 라고 써있는 것 같은 남자 아이들도
몸은 딴 짓을 하는데,
입은 아는 곡인지..
중얼중얼 따라하고 있다.
“자 이번엔 특별한 곡이에요.. 잘 보세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연주다.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를
가야금 연주하듯 손가락으로 튕기는 연주. (피치카토)
어쩌다 공짜 티켓이라도 구해서 연주회를 구경가면
내 눈이 줌렌즈라도 되는 양
뚫어지게 쳐다보며 소리의 모습을 찾아봤던 그런 연주..
그런데. 눈앞에서 그 연주가 펼쳐지고 있다.
‘아.. 소리가 눈에 보인다.’
방금 전까지 활긋는 흉내를 내던 여자어린이도
이젠 손가락으로 튕기는 자세로 바뀌었다.
한곡 한곡의 연주가 끝나고
아이들이 좀 산만해 진다 싶을 때가 되니
이젠 동요 시리즈다.
생일 맞은 친구를 찾아
특별히 편곡한 생일 축하곡을 라이브로 들려주다 보니..
어느새 한 시간 가까운 연주가 끝나게 되었다.
아이들은 한 시간동안 마법에 걸렸던걸 아는지 모르는지
일상의 모습으로 돌아와 마구 뛰어 다니고.
몇 명의 아이들은 피아노로 몰려가
자기들이 가장 잘하는 젓가락 행진곡과
최근에 배운 듯한 체르니 연습곡을 이내 뽐낸다.
아마레 앙상블 단원의 모습은
홈페이지에서 보았던
화려한 드레스나, 나비넥타이를 맨 검은 정장이 아니라.
그냥 보통 아저씨 아줌마처럼 옷을 입고 있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이런 악기와
왠지 조화롭지 않은 것 같은 옷차림.
연주회 하면 부담이 갔던 거리감 같은 것이 싹 가시면서
금새 마음이 편해졌다.
◆ 선곡은 어떻게 하시는지요?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의 수준에 맞게끔 한 10곡 정도..
행진곡이라든지 왈츠라든지
클래식에서도 아이들이 들으면 좋아할 만한 것들.
양로원 같은데 가면 뽕짝...
애수의 소야곡 같은거 노인분들은 그런걸 좋아하고,
아이들은 현대음악쪽으로 더 좋아하고 그렇죠 뭐.“
◆ 아이들이 꽤 산만하게 음악을 듣는데
이런 분위기에 익숙하신가보죠?
우리 공연의 특징은 어수선해요.
그건 감수하고 하는 거니까
별로 소란한 것에 대해선 불만 없어요.
아이들이 가면 갈수록 열리는걸 보고,
박수도 치고, 노래도 따라 부르는거 좋지 않아요?
아.. 프로페셔널인가 보다.
사회복지기관을 다니면서 얼마나 노하우가 쌓였으면
저렇게 초연한 마음이 자연스레 표현될까?
아마레 앙상블은 라틴어로
‘사랑하다’란 뜻을 가진 단국대 소속의 현악 4중주다.
중고등학교 음악 시험 때
답안 쓰기 위해서나 외웠던 악기들을 가지고
이분들은 전국의 사회복지기관을
3년이 넘게 연주를 다니면서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만나고 다녔으니.
잘못하면 내 얕은 음악적 지식과
열악한 사회복지 경험이 들통날 것 같다.
괜히 인터뷰가 조심스러워 진다.
◆ 가장 인상깊었던 연주는...?
장봉혜림원은 시설이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마치 무슨 휴양지 같았어요.
서도에 갔을 때 아이들도 바이올린 하고
100년된 교회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음악회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땐 강화에서 배타고 2시간을 갔지 아마.
영등포에 있는 공부방 같은 경우는
우리가 세 번을 갔어요.
갈때마다 뷔폐같은거 같이 가서 아이들 실컷 먹으라고 하면
어떤 애들은 아침부터 굶는 애들도 있더라구요..
악기 갖고 올라가기 힘들 정도의
2층 다락방에서 연주를 했는데,
수녀님들의 봉사하는 모습에서 느끼는 것도 많고,
외국의 수녀님들 신부님들이
남의 나라에 오셔서 애들을 보살펴 주시는 것을 보고
저희가 공부를 많이 하죠.
○○ 근처에 갔던 요양원 같은 데는
수용소 같은 살벌한 분위기에서 연주한 적 있어요.
그런 곳에서 계신 분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죠.
다섯 멤버가 한 두가지식 이야기하는데,
전국을 오락가락,
미국, 일본 다녀오고
올 가을에는 유럽순회 연주를 계획중이라는데 귀가 번쩍 뜨인다.
‘어떻게 제가 좀 따라가서 촬영해 드리면 안될까요(속으로)?’
내심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어보니
해외 입양아를 위한 음악회란다.
‘아! 말이 통하지 않는 해외 입양아에게
음악이라는 언어로 다가가는 방법이 있었구나..
이분들은 음악이라는 도구로
사회복지를 실천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 같다.’
“장애 아이들 보면 음악 듣는 모습이 천사야 천사.. 너무 즐거워하고, 휠체어에 누워서 듣는 모습이...“
무언가에 중독된 듯
음악을 듣는 아이들 모습을 얘기하는데 신이 났다.
아마 연주를 하고 다니게끔 하는 원동력이 여기 있지 않나 싶다.
◆“사회복지기관 섭외는 어떻게 하나요?”
“아직까지는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찾아서 하고,
요 근래에는 표경흠 선생님 소개도 받고,
특별한 날에는 여러 사람들 소개도 받고
좋은데 있으면 소개좀 해주세요.”
◆ “처음시작할땐 어땠나요?
“연주를 처음 갔을때는 우리끼리 다녔어
모이자곤 했는데,
후원도 없고, 1년동안 연습실도 없이 어려움이 많았지.
당황은 무슨? 마음을 먹고 갔으니까 자연스러운게 낫지.
차라리 그럴 것 같으면 음악회를 하지. 헛헛
다니다 보니까 다닐데가 너무너무 많아요.
보통때는 눈에 안 띄었는데
너무너무 많아요. “
대학생 시절
복지순례로 전국의 사회복지기관을 다니는 것이
쉽지 않은거라 몸소 체험을 했는데,
아마레 앙상블은 이주일에 한번 꼴로
전국의 사회복지기관을 순회하고 다닌다.
각 멤버가 모두 대학에 소속되어 강의를 하면서도
어떻게 시간을 내서 다니는지..
서로의 스케줄을 조정하면서
연습과 사회복지기관 공연 만큼은 꼭 우선순위에 놓는모습에
괜스레 내 모습이 부끄럽다.
“애들이 꿈을 가지고 자극을 받아서
딴 생각을 하다가도 음악 생각하면
이쪽으로도 한번 생각을 해야겠다 그런 마음을
한명이라도 가지게 되면 우리가 얼마나 큰 수확이겠어요”
“개인적으로 좋은 일을 한다고 다니니까 보람도 있고요,
숨어서 좋은 일을 하시는 분을 보면 흐믓하고 부끄럽고 많이 배워요.”
“아이들이 눈 앞에서 연주한다는거 보고 듣고 하는 것을 좋아하더라구요“
사랑에 중독된 사람들!
아마레 앙상블이 음악을 보여주러
여러분의 기관을 찾아갑니다.
http://www.amare.org/
취재․기사 : 이성종 feelca@hanmail.net (사회복지V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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