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영상/노인어르신

만나서 안부를 물을땐 외로움이 사라진다 - 인천재가노인서비스지원센터 동고동락

이감동 2017. 12. 7. 08:49

 

영상 편집을 하다 말고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 
 
'엄마 어디셔?' 
'밥은 드셨어?'
 
인천재가노인서비스지원센터의 
자조모임 인터뷰 영상을 만들면서 
벌써 몇 번째 울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 
 
전화를 하면 꼭 옆에 장모님도 같이 계셔서 
한 통화에 두 엄마와 통화하는 효과도 있다. 
 
어제는 전주에 내려간 김에 
전주 비빔빵을 잔뜩 사서 
두 엄마에게 가져다 드리고는 
엄마가 차려주는 저녁 밥을 먹었다. 

 

 

 

지난 번에 마음이 바뻐서 
 
'저녁 먹고 갈래?' 
밥 차릴려고 하시길래 
손사레를 치고 나온 적이 있는데, 
인천의 어르신들 자조모임을 촬영하다가 
엄마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촬영본 보기 - 촬영 과정에서 어떻게 인터뷰를 하고, 맞장구를 치는 지 알 수 있습니다>

 

(생일?)
생일이여 
내 생일
그냥 맨날 해도 좋지 
(맨날 생일?)
이렇게 잘 먹는데 
얼마나 이렇게 맛나고 좋아요 
우리 선생님들이 최고에요 
 
(그러면 오늘 아침 반찬이 몇 개였다? )
오늘 아침 안 먹었는데, 
여기와서 먹으려고 
굶고 왔어요 
나도 아침 밥 안 먹었어 
 
왜냐하면 
나이먹은 사람들은 아침 밥 잘 안 먹어
(어제 우리 엄마가 저녁 먹고가 그러는데, 
먹고 올 걸 그랬네. 반찬 몇 개나 놓고 먹는지...  ) 
 
같이 잡쉈으면 엄마가 한 술 잡쉈지 
(아 잘못했네)
 
어제 감을 깍아 주시길래.. 
그러게 진작 나를 만났으면 내가 가르쳐 줬지 
(배웠지... 아이구 어제 불효를 했구먼 )
 
왜냐하면 혼자 있으면 먹으려다가도 
먹기 싫어서 안 먹어져 
(아 그래요, 그러면 지금 8총사가 모이면 잔치날이 된다?)  
 
맛이 좋지 
잔치날이고 
밥도 꿀맛이고 
.... 
 

 

사실 처음 만난 어르신들 모임에서 
짧은 인사만 하고서 
진정성이 담긴 인터뷰를 이끌어 내기 위해 
좀 철없는 아들이 되긴 했다. 
 
'엄마가 저녁 먹고 갈래? 물어 봤는데, 
그냥 온 거 잘못한 건가요?' 라고 
일부러 할머니들께 여쭤봤더니 
 
할머니들이 난리다. 
 
아들이라도 와서 저녁을 먹으면서
어떤 반찬을 해서 먹는지 관심 가져 보고, 
혼자선 안 해먹던 반찬들 
차리게 되니 꼭 저녁을 같이 먹어야 된다고 
다음엔 꼭 가서 저녁 차려 달라고 하라고.. 
 
할머니들이 이구동성 
울엄마를 대신해서 
아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마음이 어떤지를 
잘 이야기해 주신다. 
 
"그럼 제가 잘못했네요~
다음엔 꼭 저녁 같이 먹을께요"
 
다 만들어진 영상이 상영되던 날 
'엄마 저녁 좀 차려주세요~'
 
엄마 집에 들러 
정말 맛있는 된장국과, 
냉동실에서 해방된 생선구이와
손수 농사 지은 총각김치가 맛있다. 
 
어제 얼마나 잘 먹었는지 
자고 일어나 오전 11시가 지나도록 
배가 고프지 않다. 
 
할머니들 사는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다 보면 
꼭 전화를 하게 된다. 
 
이 영상을 보고 
생각나는 사람들에게 전화 한 통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