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카메라를든사회복지사

카메라는 영상 언어입니다.

이감동 2011. 1. 4. 10:45
사회복지 영상 기본, 구축사례, 활용


이성종 복지영상
www.visualwelfare.net

* 사회복지협의회 '홍보과정' 교육 자료로 작성하였습니다. *

카메라는 영상 언어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언어를 가지고
자기의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동안 일방적 이었던 영상언어의 특성 때문에
(오랜 기간 동안 영상언어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소수, 기득권층 이었죠.)

= 영상언어
보는 건 쉬운데.... 아이러니하게도, 영상언어는 보는 방법은 익숙한데
자기 목소리로 표현하는 데에는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그래서, 시민단체 중에는 퍼블릭 엑세스 운동이라고
영상언어로 자기 목소리를 표현하는 교육을 하기도 합니다.

보는 건 쉽고, 이해하기도 쉬운데
자기의 이야기로 표현하기 어려운 영상언어, 영상문법, 이미지들..

생소한 도구를 가지고 표현을 하려니, 그동안 복지기관에서의 표현된 내용은
어색할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영상언어를 사용한다기 보다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문자와 말, 인쇄 매체등을 더 선호했던 것 같습니다.
(소식지, 전단지, 팜플렛, 보고서,..)

기술이 발달하고, 영상언어가 많이 활용되면서
이제는 사람을 설득시키고, 행동을 유도하는 도구로 영상언어적인 매체들이 넘쳐 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테스트를 해 볼까요?

<잘 찍은 사진 고르기>
사람들은 좋은 사진을 고르는 눈은 있어도,
막상 찍으라고 하면 잘 못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사진을 잘 찍을 줄은 몰라도
좋은 사진을 볼 줄은 아는 것입니다.

영상언어는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글자의 문법 체계와 다른 독특한 영상문법이 있습니다.

기존의 문법체계는 체계적이고, 논리적이어야 했다면,
영상언어는 감성적이고, 비논리적이면서도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을 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저는 어머니와 함께 TV를 보다가 광고를 보고
무엇을 광고하는 지 종종 물어보는 장난을 칩니다.

한 1년 전에는 핸드폰 광고를 이해 못 하시는 경우가 있었는데,
요즘엔 어지간한 광고 정도는 무엇을 전달하는 지 알아보십니다.

저는 연세가 많으신 분들도 영상언어에 이미 익숙해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어나면서 부터 영상을 보아온 신세대는 더할 나위 없고요..

<핸드폰 광고, CF 보기>

광고 얘기부터 하는 이유는
'고급스런 눈'을 가진 일반 시청자들을 상대로
사회복지 기관이 어떤 영상언어를 구사하는가를 생각하기 위해서 입니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접해 왔던
사회복지 기관의 영상매체를 떠 올려 보십시요.

홍보비디오,
사진슬라이드에 음악을 곁들인 뮤직비디오,
또 무엇이 있더라?

<홍보 비디오 샘플>

홍보비디오를 보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많이 볼 수 있는 홍보 비디오 형식은
# 요란스러운 화면 효과와 기관이름
# 역사를 표현하는 듯 한 사진들 효과와 기관 연혁
# 프로그램 나열 방식의 진행과 나래이션
# 기관장의 인사말
# 자원봉사자의 메시지
# 따뜻한, 나눔, 희망, 행복 등의 문구가 들어간 카피

자세히 보면,
홍보비디오와 기관의 브로셔 내용이 똑같은 걸 느낄 것입니다.

이미 인쇄매체로 만들어져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영상으로 옮겨 놓은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인터넷 홈페이지 구성도 비슷한 사례가 많습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앞 뒤의 기관명만 바꿔서
다른 기관에서 사용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기관에서 홍보비디오를 제작할 때의 상황을 좀 재미있게 엮어 봤습니다.

[기관장이 시청자인 홍보 비디오 유형]
1) 기관장의 지시로 시작 됩니다.
(우리도 홍보 비디오 하나 있어야 하지 않나? 어느 기관 행사를 다녀온 후 지시사항,
대부분의 기관 홈페이지도 이렇게 만들어 졌다는 소문이.. )

[직원이 시청자인 홍보 비디오 유형]
(반복되는 업무 특히 기관 소개를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을 찾다가 생각합니다.)

2) 담당자가 정해짐
(브로셔를 만들었던 담당자, 기관 소개를 담당한 직원이 총대를 멜 가능성이 높음.
주변에서 어떻게 홍보비디오를 만들었나 알아보기, 각 팀별 꼭 들어가야 할 내용 모으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균등하게 배분.. 한 70만원 정도의 예산이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음)

3) 제작자 컨택
- 일단 한 번 기관을 방문해 달라고 해서 미팅을 가짐

4) 제작
- 프로덕션이 제작할 경우
(기관에서 만들고 싶은 영상물에 대한 구상을 제작자가 영상언어로 구성해서 제작
짧은 기간 안에 찰영, 자료 수집이 이루어짐)

- 자원봉사자를 섭외해서 제작할 경우
(처음엔 의욕적이다가 다시는 기관에 연락 안하게 되는 경우도 있음)

- 자체 직원이 제작할 경우
(잘 하고 싶은데 기관의 장비로는 할 수 없어 개인카메라, 편집 시스템을 가지고 대부분 작업, 집에서 작업하거나, 개인 장비를 가지고 오는 경우도 있음. 다른 업무가 줄어드는 것도 아닌데, '영상'관련된 모든 일이 집중되어 행사 몇 번 치루고 나면 병이 남)

5) 수정
- 영상언어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관장 중심의 영상은 기관장이 원하는 형태의 메시지로 수정이 되고,
직원 중심의 영상은 직원들 개개인의 영상언어의 경험들이 반영이 된 형태로 수정이 됩니다.
- 첫 시작은 아무런 제시도 없다가 완성될 즈음에는 수정사항이 엄청나게 늘어납니다.
- 프로덕션의 경우 이런 상황을 줄이기 위해 '대본'을 작성해 대본을 합의 본 다음 그 내용 대로 제작합니다.
아니면, 처음부터 영상언어와 무관하게 '기관에서 해달라는 대로' 영상을 만듭니다.

6) 완성
- 모두를 만족시키는 영상물은 아니지만, '홍보비디오'를 드디어 제작했다는 기쁨에
혹은 임박한 상영(개관 기념, 연말 후원의 밤 등)을 치뤄 내느라 이쯤에서 마무리 됩니다.

'이렇게 한 편의 홍보비디오는 만들어져 왔었을 것이다'가 저의 가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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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기술과 마인드를 가진 프로덕션이 와서 제대로 된 기관의 홍보비디오를 제작하려 해도, 기관의 요구 수준이 '기존의 문자언어 수준' 이면, ‘문자언어 수준’의 영상물이 제작 되는 것입니다.

[강남구 가정복지센터 5주년 홍보비디오 제작과정]

# 기관에서 가장 잘 하고, 자랑하고 싶은 사업은? 이미지가 되는 사업이 무엇인가? - 통합, 가정 중심의 사업

# 기관장과의 담판 (기존의 홍보비디오 형식으로 제작하지 않을 수도 있음)

# 일주일간의 관찰 및 촬영

# 이용자, 자원봉사자들의 생생한 증언 “한 5년쯤 식당에서 같이 밥먹고 그러니까 장애, 비장애 아동이 구분이 안가”

# “함께하면 통합니다”,“가족이 행복해 졌습니다”의 두 가지 핵심 메시지 결정

# 어려웠던 점 - 홍보영상에 대한 고정관념 깨기

<강남구 가정복지센터 홍보영상 보기>
강남구 가정복지센터의 경우는
이미 기관에서 ‘통합, 가족중심’ 의 프로그램들이 잘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짧은 기간의 촬영임에도 잘 만들어 질 수 있는 아주 운이 좋은 경우였습니다.

저는 초기에는 ‘홍보비디오’ 라는 형식을 만들긴 했지만,
요즘에는 그 효율성 때문에 ‘다큐멘터리 기록’ 위주의 영상작업을 바람직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완벽한 홍보비디오는 없다!
-기관 홍보비디오를 잘 만들려고 하기 보다,
홍보에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을 잘 기록하세요.-

기관이 영상언어를 잘 표현하고, 좋은 제작자를 만나
‘완벽한 홍보비디오’를 만든다 쳐도 2년 이상 사용할 수 없습니다.

프로그램 내용이 변하고,
출연하는 사람들의 유행하는 패션(안경, 옷차림, 헤어 스타일)이 변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가 되기 싶습니다.

무엇보다,
종합선물세트 같은 홍보비디오를 가지고는
‘방문한 사람들에게 하는 기관 소개’ 용도 외에는 전략적인 용도로 쓰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아래와 같은 일을 할 수 없는 ‘값비싼 기관소개 영상’ 이 꼭 필요할까요?

공모사업을 하는 곳에서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할 때
특정 기업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에 대한 후원을 유도 할 때
기관에서 주최하는 심포지엄 내용을 설명할 때
시대적인 ‘이슈’가 발생해서 그에 대한 성명을 할 때
언론에서 핵심으로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관련자료 화면’을 요청할 때

사람들은 ‘기관’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사업’에 관심을 가집니다.

‘한 편의 잘 만들어진 기관 홍보비디오’가 아니라
홍보에 활용 할 수 있는 여러 편의 사업이 잘 기록된 영상 컨텐츠가 필요합니다.

활용의 예
<로레알 그룹홈 지원 영상-다음세대재단>
<입양의날 제정을 위한 걷기대회-홀트아동복지회>
<내생의 최고 제주여행-가양4복지관>

* 대본에 맞춘 홍보비디오를 제작할 경우의 문제점에 대해

사회복지기관의 기록을 잘 하는 방법

아무리 좋은 아이템의 사업이라도
출연하는 사람이 어색해 하고, 촬영하는 사람이 제대로 기록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앞서 말한 ‘사업’을 잘 기록하는 것이 불가능해 집니다.

사회복지기관을 이용하는 사람일 수록
영상언어 도구인 카메라에 익숙치가 않고
오히려 피해를 받아온 경험이 많아 경직된 촬영이 되기가 쉽습니다.

친근하게 촬영하는 방법을 통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내면,
전문 배우가 아니더라도 훨씬 설득력이 있는 영상 기록이 됩니다.

기록을 잘 하기 위해서는

1. 관련 장비가 있고, 장비를 잘 다뤄야 합니다.
2. 영상언어로 ‘이야기 꺼리’가 되는 걸 잘 캐치하는 안목이 있어야 합니다.
3. 이용자 분들이 편안하게 출연할 수 있는 ‘신뢰가 있는 촬영 방법’을 개발해야 합니다.
4. 서툴더라도 기록된 부분은 ‘어설픈 컨텐츠’로 제작하고, 상영하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 합니다.

* 각 기관의 이벤트를 보고 기록하는 방법 체크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렵더라도
사업 하나 하나를 잘 기록해 나가면,
전문적인 활동에 대한 증거 자료가 되고,
여러분의 기관의 ‘살아있는 역사’ 자료가 될 것입니다.



영상언어에 익숙해 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새로운 의사소통 도구인 영상언어를 잘 구사하기 위해서는
익숙해 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회복지를 하는 사람은 DVD도 많이 보고
문화공연도 많이 보고 느껴야 합니다.
DVD 타이틀이 가지는 성격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DVD에는 본영화 외에도, 부가적인 영상컨텐츠가 있고,
코멘터리라는 것도 있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고,
영화 이후의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화씨911의 경우)

사회복지기관에서
단순히 홍보 비디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기관 사람들 이야기' 형식의 DVD 타이틀을 만들어서
후원자가 보고 싶을 영상 꺼리들,,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싶은 이야기 꺼리들
이용자들이 전하는 여러 이야기들을 엮어서 보여준다면..
많은 이들을 호소력 있게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영상에 출연하는 사람들끼리도
'신뢰' 할 수 있는 새로운 관계가 형성 될 수 있지 않을까 상상도 해봅니다.

또한 온라인 매체로도 제작이 가능해
기관 홈페이지, 개인 홈페이지 등을 통해 얼마든지 홍보가 가능하고
쌍방향으로 주고 받는 것이 가능해 질 것입니다.

이제 영상언어는 기본입니다.


작성일 : 2006/10/25 17:55 (2007/10/30 1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