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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기관은 홍보할 거리로 가득 차 있는 이야기보물 창고입니다

이감동 2011. 1. 4. 12:01
사회복지기관은 홍보할 거리로 가득 차 있는
이야기 보물창고입니다


복지영상 이성종

방송이나 기업의 홍보CF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보면
사회복지기관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온통 ‘방송거리’입니다.

정보를 제공하거나, 미담을 들려주거나,
공익광고를 할 때 많이 인용되는 이미지는
사회복지기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서 인용해 온 것이 많습니다.

담배와 인삼을 주로 판매하는 KT&G는
젊은 남녀의 자원봉사 장면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광고하고
대부업계는 광고에서 할머니의 어려운 집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고,
한 부모 가정의 어려운 형편을 덜어주는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광고보기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

상품을 판매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많은 이야기들은 사회복지현장에서

방송에서는 어디 좋은 이야기 꺼리가 없나?
VJ, 방송작가, PD가 계속 인터넷을 찾아보거나 소식통에게 수소문하고,
지역일간지 같은 곳에 난 작은 힌트라도 이야기 거리가 되는지 검토하고,
방송국 게시판에 시청자들의 제보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제가 라디오 리포터역할을 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는
1. 복지기관 홈페이지에는 방송거리가 없더라.
2. 지역 단위 신문에는 꼭 미담은 있는데, 패턴이 매우 비슷하더라.
(할머니가 전 재산을 기증하고. 김장철엔 김장을 나누고, 무언가를 무료로 나눠주고.)
3. 복지기관의 소식지는 몇 달 전에 있었던 이야기더라 (방송의 시의 적절성에는 안 맞고)
4. 당장 이번 주에 있을 이야기를 알아내려면. 자원봉사 모집 게시판에서 대략 행사를 예측하고 담당자에게 전화통화를 해야 좀 알아낼 수 있더라.입니다.

게시판에서 ‘자전거를 탈 줄 아는 자원봉사자 모집’ 이라는 제목을 보고
뭔가 있구나! 느낌이 와서 기관에 전화를 하고,
담당자와 통화를 30분 가까이 하고서야

‘시각장애인이 2인용 자전거를 타는 기쁨’
‘바람을 가르며 속도감을 느끼는 것이 시각장애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시각장애인의 무릎관절과 각종 운동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
‘자원봉사를 하는 엄마와 딸의 오랜 봉사활동’ 같은 이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리포터를 할 당시 5분정도 방송 시간에 3~4가지 꼭지를 소개하는 정도였는데,
시각장애인 자전거 타기에 대한 이야기는
30분 특집 방송이 되어 간단한 전화인터뷰가 아닌
중계차가 직접 기관을 찾아가는 기획 방송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오랜 노하우를 가지고 기관의 행사 제목을 보면서
일어날 이야기 거리들을 예측할 수 있는
기자, 리포터, VJ, 작가는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담당자가 외부에 소식을 알릴 때
방송에서 관심 있어 할 정보들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면
훨씬 많은 현장의 이야기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질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일화였습니다.

기관에서 ‘도시락, 반찬배달’을 많이 할 텐데요
방송이나, 신문사 같은 언론에서 관심을 많이 가져 주나요?

한 때 관심을 가져주겠죠?

결식아동 문제가 많다거나,
혹은, 음식의 질에 문제가 있다거나 그러면 반짝 관심을 가지겠지만,

항상 일어나고 있는 ‘도시락배달’ 같은 일들은 아무리 홍보를 잘 하고 싶어도,
여러 기관에서 비슷한 사업을 하는 것은 주목을 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도시락 배달 같은 일은 일 년 내내 지속하는 중요한 사업이니
자원봉사자도 지속적으로 모집해야 하고,
음식의 질도 좋게 하기 위한 다양한 후원을 받아야 하니 홍보가 중요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부터는 사회복지 이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같이 하려고 하는데요.

도시락 배달 사업에 대한 이미지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여러분의 경험을 잠깐 듣고 싶네요.

여기서 잠깐 도시락배달에 대한 동영상들을 보시겠습니다.
서초종합사회복지관과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의 도시락배달 모습입니다.

같은 도시락 배달도 직접 동행하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사회복지관의 ‘어르신 식사배달 이야기’ 이미지

1) 문 앞에서 할머니를 부르며. 혹시나 하고 걱정하는 자원봉사자의 모습과 인터뷰
“대답이 없으면 ‘철렁’ 해요, 혹시나 하고…….할머니~”

2) 도시락 배달이 나에게 주는 의미에 대한
자원봉사자의 인터뷰

3) 도시락 배달 자원봉사 첫 경험이야기
‘이런 곳에도 사람이 사는 구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알게 되고
주변의 어르신들에게 관심이 가요‘

4) 워커의 인터뷰
‘반찬을 드리면 최소한 식사는 해 드실 수 있게 되고, 구체적으로 지원이 됩니다.
반찬을 하기 위해서는 장을 봐야 하는데 기력이 없어 포기하고,
허술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찬 지원이 필요합니다.’

5) 운전하면서 봉사하는 분 인터뷰
‘어르신 식사 배달 중’ 이라는 특권?
사람들이 인정해주고 뿌듯함을 느끼고, 지역주민들과도 친해졌어요.

6) 관련 음악 ‘가을이 오면 찬밥은 쓸쓸하다’

7) 깨끗이 씻어서 내놓은 도시락

8) “이야기좀 하고 가~” 애타게 사람을 그리워하는 할머니와
자원봉사자의 관계 (옥탑방 할머니)

9) 도시락 반찬을 포장하는 자원봉사자
‘손에 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해야 해요’

10) 통장의 제언
거점을 두고 도시락을 여러 개씩 나눠주면 가까운 지역주민이 도시락을 배달하게 하는 거예요……. 의견을 여쭙고 듣는 사회복지사

11) 반찬을 만드는 주방의 이야기
“어르신들의 입맛에 맞도록 푹 익히고, 덜 자극적이게 배려해야 해요”

12) 텃밭을 가꾸는 서초복지관
상추, 고추농사를 자원봉사로 하고, 유기농 식재료도 확보하고
직접 땀 흘려 의미를 찾는 활동입니다.
수확한 식재료를 직접 어르신들 집에 가져다 드리고요

도시락배달을 직접 따라다니면서 발견한 핵심은
1) 정을 나누는 도시락 반찬 배달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 간에 감정적인 교류(잘 알고 있고, 오랫동안 관계 맺어온 사이가 드러나는 대화)
2) 시간이 되면 대문 앞에서 기다리는 할머니와 다가서며 안부를 여쭙는 봉사자
3) 집 안으로 들어가며 방안 구석구석 살피는 자원봉사자

여러분의 기관에서도 도시락, 반찬 배달사업을 할 텐데
이런 이미지들을 알고 있고, 가지고 계신가요?

위에 나열한 것들 중에서 기자나, 작가가 관심 있어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훌륭한 보도 자료가 됩니다.

글을 짓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받아 적기만 해도
훌륭한 기사거리가 됩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을 ‘발로 쓴다’고 합니다.

‘발로 쓰는 글’은 구체적인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게 합니다.

사진, 동영상, 생생한 목소리, 현장의 분위기, 진정성이 느껴지는 그 무엇
우리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매일 같이 일어나는 이 ‘소재’들이
기업들은 돈을 주고 만들어내야 하는 ‘이미지 메이킹’ 꺼리입니다.

최근의 공익광고 중에
‘다문화 가정’ 자원봉사를 하는 모습과 함께
알림장을 읽어주는 장면 같은 것은
책상에 앉아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이미지입니다.

아마 기존의 자원봉사자의 에피소드를 접한 광고업체에서
극대화 시켜 표현하면서도 연출한 느낌이 들지 않게 애쓴 이유는
‘이미지 메이킹’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이 요즘 시청자의 감성 수준에 맞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입니다.

도시락, 반찬 배달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의 다양한 프로그램들, 사람들은 직접 발로 뛰며
가슴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을 생산해 낼 수 있게 됩니다.

# 서초복지관의 10주년이야기 - 10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분의 이야기, 진정성이 묻어나는 감사 메세지를 전하는 아저씨, 복지관에서 손 인형극 봉사를 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발견한 지역주민, 로비에서 가볍게 커피한잔 하면서 담소를 나누는 어머님들,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참가하면서 배운 점들에 대한 감사 메세지들..

이런 모습은 이미 기관 안에 내재해 있는데,
담당자는 카메라에 담기는 순간에야 비로소
‘처음 듣는’ 이야기 인 경우도 보았습니다.

최근에 저는 ‘소셜미디어’ 라는 용어를 접했는데요
사회복지기관중에 ‘굿네이버스’가 그 사례로 나왔기에 소개하려 합니다.

쇼셜미디어의 힘을 보여준 굿네이버스

- http://mkpost.com/331 에서 인용
“일곱 가족의 어린 보호자 영주 이야기 ”


발로쓰는 글 이야기를 하다가 ‘영주이야기’를 본 이유는
단지 언론이나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 만 목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의
배려가 필요할 것 같아서 같이 생각을 나누어 보기 위해서입니다.
굿네이버스에서 제작한 동영상은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가 전통적으로 만들어온 매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도와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도와 달라
그런데, 저는 이 영상을 보면서
뭔가를 주고 도움을 받는 거래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부모님의 자존심,
또래친구들이 자세한 내막을 알고 난 후의 반응,

후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발로 뛰어 발견한 이미지들은 어떻게 보면 귀중한 것이지만,
상처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이 느껴져서 마음이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사회복지현장의 사진을 찍으면서
상처를 주지 않는 카메라맨이 되기 위해 애를 많이 썼는데,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는 것이 많아
강점관점으로 바라보며 현장의 이미지를 발견하고, 공감하려 합니다.

이미지의 수준을 나름대로 정리해 봤는데,
SEE(보이는 것) - LOOK (바라보는 것) - FIND (발견하는 것) - FEEL (공감하는 것)

모두가 보지만,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여야 보이는 것이 있고,
관심뿐만 아니라 상황이나 정보를 알수록 나에게만 눈에 띄는 것이 있고,
그 사람의 마음까지 공감해야 보이는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발로뛰는 글 이야기를 이렇게 어렵게 풀어보는 이유는

홍보를 할 때 발로 뛰며 발견하는 이미지들을 여과 없이 혹은
선정적인 것만 보려 할 때에는 홍보의 효과는 있을 지언정,
사회복지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루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대상자가 되는 분들의 마음까지 편안할 수 있는 홍보는
대상자가 직접 보아도 좋아하고, 또 주변에 알려주기까지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렇게 당사자가 기념 삼을 수 있을 정도의 이미지들을
‘가슴으로 담는 글’이라 하고 싶습니다.

‘내 이야기가, 내 생각이 잘 전해지네~ ’
이런 말을 듣게 되는 홍보물은
이미지 메이킹이 넘쳐나는 시대에 흉내낼 수 없는
진정한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참여자나 당사자가 좋아하는 홍보를 ‘입소문’ 이라 합니다.

제가 노숙인사업을 촬영하면서 깜짝 놀란 것이 있는데,
대학생 자원봉사자가 1년 내내 끊이질 않고, 직장인 자원봉사자도 줄줄이 오고,
심지어 자원봉사자끼리 한 달에 한 번 날을 정해 아예 직원 없이 식사대접 하는 날을 정할 정도로 활성화 된 것을 보았습니다.

# 다시서기지원센터의 싸이월드 클럽
club.cyworld.com/hivolunteer - 다시서기자원봉사센터

왜 그럴까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발견한 건
그 클럽을 지키는 ‘사회복지사’ 한 사람의 부지런함 때문인 것을 알았습니다.

노숙인들 사이에서 식사대접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을 일일이
사진으로 기록하고,
간단한 코멘트, 지지 메시지와 함께 클럽에 올려주고,
그들의 현장 속에서 느낀 보람을 다시 느낄 수 있도록
바로 바로 업데이트가 되는 클럽에는
입소문을 듣고, 혹은 검색하다가 분위기를 보고
자원봉사를 오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거창한 홈페이지를 새로이 개발하지 않아도
꾸준히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도
훌륭한 홍보가 됩니다.

발로 뛰는 ‘도시락배달’ 얘기에서 짐작이 갔을 텐데,
카메라나 언론 매체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자연스러운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그런 ‘관계를 맺는 카메라 기법’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작성일 : 2009/12/15 17:07 (2010/02/05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