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요 얼굴쪽으로 카메라 렌즈가 향하는 것을 무척 싫어 하던 식당 주인은 어르신들에게 식사대접을 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십사년인가를 음식점을 해오면서 호흡이 척척 맞았을 부부인데 남편은 '고기를 너무 작게 썰고 있다' 고 잔소리를 하고 부인은 '어르신들 드시려면 좀 작게 썰어야 한다'고 기름기 가득한 손으로 조심조심 고기에 붙은 기름을 떼어낸다. 몇 시간동안 푹신 삶아서 익힌 소머리고기는 족발 빛깔이 나면서 젤리같이 탱탱한 것이 한 점 입에 넣어주시는데, 무척 맛있다. 고기를 칭찬하면 부끄러운 것 하나 없이 술술 이야기를 잘 하다가도 어김없이 카메라 렌즈 앞에서는 손사레를 치니 말없이 스케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뷰까지 한다는 말에 난감해 하던 동사무소 직원들의 표정이 이제야 이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