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472

차창안에 몸을 숨기다.

네팔에서의 첫날 아침버스를 타고 '포카라' 라는 관광지로 왔다 8시간 중 3시간 정도는 같이 떠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가다가 다들 잠이 들 즈음엔 운전사 바로 뒷자리로 옮겨 차창너머 삶을 구경하였다. 버스가 천천히 가다 멈추면 나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눈에 띄는 장면을 손이 가는대로 카메라에 담았다 길가 수돗가에서 거품을 내며 긴 생머리를 감고 있는 사람이 젊은 여성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남동생처럼 보이는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 유쾌하지 않은 표정을 짓는 걸 느끼고서야 나는 남의 목욕하는 걸 물끄러미 바라본 것임을 알게 되었다. 순간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창밖을 바라보는 내 모습이 줌 아웃되어 보이면서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카메라로 촬영이라도 하고 있었으면..

편한것에는 부끄러움이 담겨있다

편한것에는 부끄러움이 담겨있다 서비스 라는 이름으로 내 수고를 대신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게 하는 장치들이 가득한 것이 도시였다는 생각이 든다. 큰 산은 나의 부끄러움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그런면서괜찮다고 한다 ----내 몸을 쓴다짐을 꾸리면서 포기할 것과나를 편하게 할 것 사이에서갈등을 겪다가 호텔에 남겨놓고 가지고 올라가지 못하는 짐이 꽤 된다 어제 저녁엔 남겨두기로 한 물건을오늘 아침에는 다시 만지작 거리고더이상 들어갈 것 없는 가방을 메고서도 꼭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건 아닌가 필요한 물건을 파는 상점을 찾아본다 타이어가 큰버스의 계단 몇 개 오르는 것으로출발 지점이 산에 가까워 지는 대신 우리가 지나는 길에는 엄청난 먼지가 피어오른다. 입을 가리고지나는 차량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미안한데,'이..

인사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휴양지인 포카라에서나 홀로 산책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엔 메인도로를 거닐며 건물마다 담긴 수많은 신들과, 대문의 문양들에 관심을 가지며 걸었다. "니하우, 안녕하세요? 마사지~,악기 좀 사세요~ " 혼자서 다니는 동양인이라 그런가? 눈을 맞추면 호객의 대상이 되는 게 불편해서인사를 고민하며 골목 깊이 들어갔다. 색깔이 예뻐서글씨나 그림이 다시 보고 싶을 것 같아서 보도블록 사이에 콘크리트 반죽을 붓는 작업이 색달라서나무 기둥에도 조각이 자리잡은 게 신기해서 몇 걸음 못가 뒤돌아보고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고, 고개를 들어 감탄하는 일을 반복하였다. 눈에 잘 띄는 가난에 찌든 삶 보다는 화분 하나에 꽃을 가꿔 가지런히 놓는 마음.나뭇가지에 얹혀진 솜뭉치의 따뜻한 나라 크리스마스 흔적, 백열 전구도 빨강 노랑..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칼럼 - 복지이미지의 증발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칼럼 - 복지이미지의 증발 복지영상 이성종 www.visualwelfare.netfeelca@hanmail.net # 매운 바람이 불어오는 창 카메라를 들고서 사회복지현장의 영상 이야기를 제작 해 온 지 15년이 넘었다. 카메라맨의 등장에 썰렁해 지는 분위기, 거절당할 수도 있는 상황을 자주 마주한다. 나는 거절을 극복하기 위해 레크레이션 진행 경험까지 살려 친근한 카메라가 되도록 노력한다. 이번 촬영은 '독거노인관리사'의 일상을 표현하는 건데, 부득이하게 홀로사는 어르신의 삶을 들여다 봐야 하고, 그 과정에서 노출되는 부끄러움에 대한 본능적인 불편함을 어떻게 잘 넘어갈 것인가 빼꼼히 열린 문앞에서 바짝 긴장한다. 다행히도 그동안 어르신을 정성껏 대한 독거노인관리사의 소개로 집안에 ..

베들레헴의 양치는 목동들을 생각해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5학년 짜리 딸 곁에서 베들레헴의 양치는 목동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양치는 목동들이 왜 별을 잘 알게 되었을까?양틈에서 잠을 자며 생활하니까 밤하늘의 별을 자주 볼 수 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별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두고, 수많은 이야기들이 전해 내려오겠지(갑자기 알퐁스 도데의 '별' 이야기랑 혼돈되어 스테파네트 아가씨 나오고, 어깨에 기댄채 잠든 아가씨를 바라보는 주인공 목동의 마음을 얘기해보고.. ) 아빠가 가본 베들레헴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목자들의 들판 교회에 가보면 동굴들이 있는데, 계란껍질처럼 겉은 바위로 되어있는데, 그 속은 텅 비어 있어서 목동들은 아마 양떼를 이끌고 이 곳에서 잠을 청했을 거야 뻥 뚤린 밤하늘을 바라보다가 어느날 유난히 큰 별을 보게 된 거겠지..

아저씨~ 유튜브에 언제 올려요? - 원당초등학교 정기연주회

진짜 무서운 고객을 만났다. 공연한 당일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저녁 12시쯤 돌아와서 선물처럼 만들어 올린 영상을 보고 나머지 영상은 언제 볼수 있냐고 그런다. 그러고 보니 대기실에서 '아저씨 유튜브 구독하고 있어요~' 라는 친구도 있었다. 지난 번까진 학교의 선생님하고만 소통해도 되었는데, 이제는 연주 당사자인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고 지켜보고 있다. 영상편집은 퍼즐작업같아요. 4년째 공연을 기록하게 된 충북음성의 원당초등학교 정기연주회 공연시간만 80분이 넘는다 100여명의 전교생이 무대에 두~세 번씩 오르며 떨림증이 자신감으로 변한다. 이 복잡한 퍼즐같은 편집화면에는 무대위에서의 공연만 기록되어 있고, 아이들과 선생님은 '우리 공연이 어땠는지?'에 관심을 갖는다. 그런데,.. 나는 4년째 만나고 있는..

만나서 안부를 물을땐 외로움이 사라진다 - 인천재가노인서비스지원센터 동고동락

영상 편집을 하다 말고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 '엄마 어디셔?' '밥은 드셨어?' 인천재가노인서비스지원센터의 자조모임 인터뷰 영상을 만들면서 벌써 몇 번째 울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 전화를 하면 꼭 옆에 장모님도 같이 계셔서 한 통화에 두 엄마와 통화하는 효과도 있다. 어제는 전주에 내려간 김에 전주 비빔빵을 잔뜩 사서 두 엄마에게 가져다 드리고는 엄마가 차려주는 저녁 밥을 먹었다. 지난 번에 마음이 바뻐서 '저녁 먹고 갈래?' 밥 차릴려고 하시길래 손사레를 치고 나온 적이 있는데, 인천의 어르신들 자조모임을 촬영하다가 엄마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생일?)생일이여 내 생일그냥 맨날 해도 좋지 (맨날 생일?)이렇게 잘 먹는데 얼마나 이렇게 맛나고 좋아요 우리 선생님들이 최고에요 (그러면 오늘 아침 반찬이 몇..

2017서울사회복지사의 밤-아름다운 사회복지사 영상 제작 스토리

매년 12월 1일이 되면 서울 사회복지사의 밤이 열리고 그 자리에선 '아름다운 사회복지사'를 선정해서 수상을 합니다. 선정된 아름다운 사회복지사와 상의 의미를 살리기위해 영상을 상영하는데, 2014년 마포장애인복지관 이명자 관장님을 영상으로 표현했고 2015년 성가정노인종합복지관 이현숙 관장님을 영상으로 표현했고, 2016년 한국노인복지관협회 이호경 회장님은 부득이하게 참석과 제작 모두를 못하고, 2017년엔 양원석 푸른복지사무소 소장을 영상으로 제작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상의 특성상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도 아니면서 짧은 시간에 제작해야 하는 일이라 고민이 되었는데, 그 제작과정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 1. 전화로 의뢰를 받는다. 2. 영상분량과 대략적인 내..

우리는 모르는 아이들에게 밥을 주는 게 아니다

여력이.. 일손이 더 바빠지는 일이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원래 밥만 가져다 주고 반응에 대해서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없어서 오히려 없어서 그런 걸 만들어서 한 번 프로그램을 해주는 거가 우리한테 기쁨이 되는 거 같아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 보면 그동안 우리가 잘 해왔구나 느낄 수있고 아이들이 도시락만 봤다가 도시락 만드는 사람이와서 게임도 하고 영양사가 와서 좋은 거라고 얘기해주고 아이들이 먹는 거가 훨씬 더 다가오는 것 같아요 좋아하고 안하는 것 보다 복잡하지만, 우리가 훨씬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렇게 행사하는 게 처음인데, 아동센터하고 행복도시락하고 서로 부족한 부분들을 이야기하고좋게 개선해 나가는창구 역할을 할 것 같다 센터도 좋아하고, 우리도 만족해요 김밥 싸는 거 너무 힘드니까 사다 주는 게 효..

인천 행복도시락 배달하는 목사님 - 운전하며 인터뷰

사실 우리가 아이들한테 배송하는 거는 부모의 마음으로 , 사랑하는 마음으로 해야 되는 게 맞는데 사실 일 하다 보면 그런 마음 없이 일 하는데 급급하게 되거든요 그런 마음이 있다가도 아이들이 간혹가다 보니까 아이들끼리 노는 아이들이 있어요 부모가 지금 안 계셔 부모님들이 안 계신 상태에서 노는데 도시락 오니까 아이들이 반가워서 도시락 왔다.. 좋아하는 거에요 그런 걸 보면 순간적으로 어떤 마음이 드냐면 부모님의 돌봄을 받지 못해서 도시락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많구나 실질적으로 혜택을 못 받는 아이들이 많겠구나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저녁에 다 같이 둘러 앉아서 식사하면 얘기도 하고, 아이들이 자기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 여자친구 만난 일들 그런 얘기하면서 웃거든요 아이들이 부모님 없는 상태에서 자기들만 동그랗..